[9호/2022.09][인터뷰/단체] 대안적 주거 공동체, 위스테이별내

평화저널 플랜P
2022-10-22


인터뷰이 : 손병기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어 : 김복기 (플랜P 발행인), 김유승 (플랜P 편집장)

정리·글 : 김유승


한국에서 부동산은 부를 창출하는 가장 쉽고도 안전한 수단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토지는 다른 재화와 달리 그 한계량이 고정되어 있어서 제로섬 게임처럼 한 사람이 많이 차지하면 다른 사람은 적게 차지할 수밖에 없을뿐더러 전혀 갖지 못하는 이들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 또한 2005년에 100%를 넘어서면서 적어도 총량적 수준에서는 주택 수급이 오래전에 해소되었으나 다주택자들의 독과점 속에 무주택자의 비율은 여전히 44%에 달한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땅을 가진 자는 가만히 있어도 돈을 벌지만, 땅이 없는 자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임대료 상승비율을 도무지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마이너스의 삶을 좀처럼 벗어나기 어렵다. 이로써 우리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를 말할 때 그 근저에는 항상 부동산 소유의 양극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주택은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라는 사회적 인식전환을 꾀해보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주택의 상품화, 자산화라는 문제는 애초에 선전적 구호로서 쉽사리 해결될 수 없는 자본주의적 욕망이라는 더 깊은 뿌리와 마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 위치한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하 위스테이별내)은 이 쉽지 않은 싸움에 도전장을 내걸고, 2017년에 창립되었다. 위스테이별내는 사회적협동조합인 동시에 491세대가 입주해있는 아파트 주거공동체이다. 입주자 모두가 협동조합원으로서 아파트의 설계와 운영에 참여해왔으며,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서로간 친밀함과 신뢰의 관계를 쌓아왔 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축적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야말로 자본주의에 맞서는 대안적 힘이자 위스테이별내의 놀라운 성과이다. 자본적 사회 속에서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가는 위스테이별내의 공동체적 상상과 창조적 도전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혼자가 아닌 우리, 공동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자각하다


위스테이별내는 4호선 별내별가람역에서 가깝다. 신도시답게 잘 정비된 도로와 신축 건물들이 깔끔한 이미지를 더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도시를 품어 안은 불암산의 정경이다. 

병풍처럼 펼쳐진 불암산 아래로 언뜻 보기에는 여느 아파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구석구석 멋과 여유가 묻어나는 위스테이별내만의 특별한 일상이 펼쳐진다. 손병기 이사장을 만나기로 한 곳은 단지 내의 사랑방, 동네 카페이다. 널찍하고 세련된 카페에는 입주민들이 차를 마시거나 공부를 하거나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삼삼오오 모여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도, 이용하는 이도 모두 입주민들이다. 상생의 경제, 동네 카페는 사회적 자본이 만들어지고 운용되는 바로 그 현장이었다. 


저는 대학원에서 코칭 리더십을 전공했고, 그동안 공동체 리더십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주로 강의를 해왔어요. 공동체에서 중요한 것은 이상보다는 실체인데, 그것은 바로 신뢰 자본을 만드는 것입니다. 신뢰 자본을 통해서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단단해지기 시작하죠. 신뢰 자본은 사회적 자본이라고도 하는데, 사회적 자본은 자본주의에 맞설 수 있는 실체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을을 다니면서 사회적 자본의 토대를 만드는 일에 많은 힘을 기울입니다. 사회적 자본이 만들어지려면 공동체 리더들이 리더십을 잘 발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공동체 리더십이 발현되려면 무엇보다 이론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이 실제적으로 체험이 되어야만 합니다. 사회적 자본, 마을의 조직화, 리더십 등을 강의하고, 나아가 사회적 자본을 실습하고 워크숍까지 진행하는 것이 저의 주요한 강의 테마지요. 저는 경기도 권역에서 주로 그런 활동들을 해왔고, 또 이 위스테이별내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 현재 ‘사회주택협회’ 이사와 경기도 사회주택 자문위원도 맡고 있습니다.


웰컴티로 사주신 향이 진한 커피를 마시며,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차를 기울이며 주고 받는 첫 대화에서부터 그의 사명감은 확고하고 강렬했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위스테이별내와 그의 인연 속에는 얼마나 뜨거운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을지, 본격적인 인터뷰를 이어가기 위해 조금 더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60+ 센터, 소위 경로당이라 불리는 곳을 창조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해낸 시니어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공동체 리더십을 개발하고,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켜나가는 이러한 일들을 위해서는 오래전부터 준비과정이 필요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위스테이 별내와 이사장님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저는 제가 소속된 나들목 교회를 통해 공동체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나들목 교회는 각자가 사는 곳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세워가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주거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실제 공동체의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일에도 교회가 적극적인 힘을 쏟았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공동체라는 것이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굉장히 실제적인 것이구나를 몸소 경험하게 되었고, 공동체에 대해 더 구체적인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죠. 그러면서 실제 공동체로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2000년대 초반에 전국에 있는 공동체들을 많이 찾아다녔어요. 단독 귀촌은 어렵고, 한 이삼십 가구가 모여서 귀촌 공동체를 이루면 분명히 시너지가 날 것이라 생각했죠. 그렇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찾아가는 와중에 서울시가 사회주택 제도가 만들어지고, 사회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났어요. 여러 고민들 속에 위스테이 모델이 만들어졌고, 저도 사업 초기부터 본격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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