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2021.09][만남/인터뷰] 경험부자 카야의 춤추는 평화

평화저널 플랜P
2021-10-14



인터뷰이 평화활동가 카야(Kaia Vereide)
기록 장인희
정리·글 김유승



미국인 평화활동가 카야에게 사람들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다고들 말한다. 한국에 온 지 어느덧 8년, 그중 5년 반은 제주 강정마을에 살면서 카야는 먹는 것, 입는 것뿐 아니라 한국인의 깊은 정서까지도 우리와 닮아 있다. 카야를 만나러 가는 길, 제주의 변화무쌍한 날씨 덕에 폭우를 뚫고 서귀포 강정에 도착했다. 어느새 빗방울은 잦아들고, 고즈넉한 골목 어귀를 돌아 미소를 머금은 카야가 걸어온다. 오랜만의 반가운 인사와 함께 활동가들의 아지트가 되어온 ‘문 갤러리’에서 파란 눈의 카야와 마주했다. 그녀의 눈은 제주 바당처럼 유독 맑고 깊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그 걸음의 이유


카야,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미국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제주 강정에 살고 있어요. 평화와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오랫동안 가져왔고, 이곳 강정에서 평화를 위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 특별한 경험과 함께 많은 에너지를 받고 있습니다. 강정에 온 목적도 평화에 대해 더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고요. 본래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욕구가 많은 편인데, 강정에서 다양한 관점과 방법으로 평화에 다가가는 법을 배우고 직접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카야의 가족과 어린 시절 이야기도 궁금해요.

부모님은 현재 오하이오에 계시고, 여동생은 2년간 콜롬비아에서 MCC 봉사 프로그램(Mennonite Central Committee Salt Program)에 참여했다가 지금은 미국 LA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제주에 있고요. 가족 모두가 떨어져서 살고 있는 중이에요. 부모님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 있는 MCC 봉사단체에서 처음 만나셨어요. 두 분이 대학 졸업 후 몇 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셨던 이야기를 듣고 자란 것이 저의 대학 졸업 후 진로 선택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죠. 심지어 부모님이 조지아주에서 봉사하셨던 것처럼 저도 조지아주에 있는 쥬빌리 공동체(Jubilee Partners)에 가서 봉사하게 되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태어난 후 생계를 위해 친척들이 사시는 곳으로 옮겨가 정착하셨는데,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이셨고, 아버지는 보험회사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어릴 적, 제가 살던 집 가까이에 숲이 있었어요. 그래서 숲에서 많이 놀았던 기억이 나요. 저는 상상을 많이 하는 아이였는데, 예를 들어 마당에 있는 나무들에 보이지 않는 동물 친구들이 산다고 상상했어요. 이 나무에는 호랑이 친구가, 저 나무에는 공룡 친구가 살고 있다고요. 나무를 좋아해서 그렇게 상상하며 나무에 올라가서 놀기도 하고, 미로를 그리거나, 종이 인형을 오려서 종이 인형이 사는 마을과 다니는 학교를 만들어서 놀기도 했죠. 특히 종이를 오려 눈꽃을 만드는 것은 지금도 좋아합니다. 저는 어른에게도 놀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많은 상상을 하죠. 어릴 적 자유롭게 놀았던 기억들이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아요. 다른 세계를 상상하던 것이 지금처럼 다른 나라에서 살게 된 바탕이 되기도 했고, 다른 문화권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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